오픈소스 이야기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 전략에 대한 단상

by admin posted Jan 26, 2012

작년 10월말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 전략’이 발표되었다. 전략의 기본방향은 IT서비스는 대기업 중심의 시장질서에서 전문*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패키지SW*임베디드SW는 대한민국 경제의 사활이 걸린 분야로 핵심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 부문으로 SW 공정거래 질서 확립, SW 기초체력 강화, SW 융합 활성화, 지속적 추진체계 확보 4개를 선정하고 총 11개의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이 중 시장에 충격을 주었던 정책 과제가 소프트웨어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전문*중소기업 참여 확대 및 감시기능 강화였다. 그 동안 대기업 SI 업체들이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에 의존하고 저가로 공공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왜곡하고 중소 SW 기업의 성장을 저해했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SI 기업의 공공시장 신규 참여를 전면 제한한다는 내용을 제시했으며, 법률 개정 전까지는 대기업 참여하한제 하한금액을 상향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한국SW전문기업협회 등 패키지 SW 업계에서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환영의 목소리를 일관되게 내고 있으며, 반면 IT서비스 업계에서는 이번 정부 정책이 공생발전형 SW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본래의 취지와 달리 IT서비스 산업만 규제하는 꼴이 됐었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각 업계의 시장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다르기 때문에 상반된 의견들이 나오고 있고 중요한 이슈임에는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 전략에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T서비스 기업의 공공시장 신규 참여 제한에 대한 부분만 쟁점화가 되어 안타깝다. 특히 SW 대가기준 폐지에 따른 대안 논의는 아직 부족한 것 같으며, 패키지 SW의 유지보수 현실화도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가시적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무튼 지식경제부는 12월말에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 함으로써 매출 8천억원 이상 대기업은 40억에서 80억으로, 8천억원 미만 대기업은 20억에서 40억으로 참여하한제 금액을 2배 상향 조정하였다. 더불어 중견 SW 기업을 대기업으로 분류해 공공사업 참여를 제한하던 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함으로써 60여개사가 대기업 분류에서 제외된다. 실로 가시적이고 순발력 있게 후속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아쉬운 점도 하나 있다.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 전략에 공개SW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공개SW는 아직 국내 산업 관점에서 보면 규모가 작다. 대한민국은 공개SW의 사용자로서의 역할만 있었을 뿐 생산자로서의 역할은 거의 미비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공개SW의 활용도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SW 산업 관점에서 그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발을 맞추기 위해서는 사용 중심의 공유경제에서 생산과 비즈니스가 결부된 협업경제로 나아가야 한다. 협업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 형성이 중요한데, 특히 공공부문에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민간 영역에서는 IT 인프라에 대한 비용절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개SW 활용하고 있고 포털, 통신사, SMB 시장을 중심으로 많은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공개SW 활용도는 매우 높아가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공개SW를 활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우선 총소유비용(TCO)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또한 특정 벤더에 종속(lock-in) 되어 있는 현재의 문제점을 타파하여 고객의 선택권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시스템SW 영역에 포함되어 있는 운영체제, DBMS, WEB/WAS서버는 제품의 성숙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미션 크리티컬한 응용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정부통합전산센터에서는 올해를 정부 부문 공개 SW 확산의 원년으로 삼아 2016년까지 사용하는 SW의 약 40%를 공개SW 기반으로 전환활 계획이다. 또한 행정안전부의 지자체 온-나라시스템도 특정 제품에 종속되어 있다가 플랫폼 다변화를 추진했다. 즉, 고객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 것이다.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공공부문에서 SI 업체가 공개SW를 제안할 경우 제안평가에 대한 가산점을 준다거나, 사용자 측면에서 예산 절감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정책적 수단을 통해 선순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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